[7無]자연순환유기농업-입문

내가 생각하는 자연순환유기농업

치유삶 2014. 7. 5. 06:44

Ofica 

 

글쓴이 신스타님 블로그 가기: 신의농사 이야기 

 

 

 

 

자연순환유기농업은 흔히 6무 농업으로 요약한다.

 

무(전면)경운, 무농약, 무밑거름, 무비료(및 발효퇴비), 무제초제, 무비닐

 

하지만 이 6무를 지킨다고 다 자연순환유기농업이라 할 수 없다.

 

6무가 나온 배경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자연순환유기농업이 어떤 '목적'의 농업인지 그 '노선'을 정확히 갈파 할 수 있다.

 

수 많은 농법/농업을 뒤로하고 자연순환유기농업이 나오게 된 배경은,

기존의 농법/농업들이 삶에 있어 본질적인 것들을 만족스런 수준으로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삶에 있어 가장 본질적인 것'들이란 세 가지로 축약된다.

 

자연순리(순환)

생명존중(사랑)

지속가능(번영/진화)

 

기존의 관행적인 농업이나

관행농업의 대안으로 나온 다른 농법/농업들조차,

 

순환하는 자연의 메커니즘(=순리)을 이해하고 맡기기 보다는

인간의 (이기적인)관점에서 거대하고 복잡한 자연을 기계처럼 조작하고 제어 할 수 있다 믿었고,

 

그러한 인간 중심의 이기적 고집은 인간의 목적에 방해가 되면 당연히 불필요하고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생태계의 중요한 순환고리들을 끊임없이 제거해 왔다.(생명경시,생명파괴)

 

그 결과는 당연히 이 우주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이라는 사실관계 속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왔다.(다양성,생태계,공동체 붕괴) 

 

즉, 그동안 우리 농법/농업의 , 

위에서 말한 세 가지를 하나로 관통하는 '철학'의 부재에 있는 것이다.

 

그러고보면 자연순환유기농업의 철학은,

인간의 관점을 뛰어 넘는다.

 

이 우주에는 인간만이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지구는 물론) 우주는 모든 생명의 유기적인 관계와

상호의존과 상호협력 속에서 완벽하게 순환하는 시스템이다.

 

거대하고 복잡하지만 완벽하게 순환하는 자연이 생명을 있게 하고/살게 하고/지속가능하게 한다.

 

우리 인간은 이러한 관찰과 자각을 통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바로 인간 중심의 관점이 아닌 전체적인 관점, 시스템적 관점이다.

 

자연순환유기농업의 철학은 바로 이것이다.

삶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하나로 보고, 하나로 살고자 하는 것.

이것이 6무를 있게하고 6무를 초월하기도 하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자연순환유기농업의 철학이자 노선이다.

 

자연순환유기농업은 이런 철학이 있기 때문에,

한 두가지 좋은 방법에만 매이거나 만족하지 않는다.

 

생태계는 천문학적인 다양한 생물과 존재들이 그물망처렴 엮여져 전체를 구성하고 무수한 역할을 맡고 있듯이,

한 두가지 좋은 방법만으로는 전체 시스템이 온전해 질 수 없는 것이다.

 

이미 헝클어진 시스템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부분을 보고 눈앞에 보이는 부분만 개선해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유일한 방법은 시스템을 총체적으로 바라보고 개선하는 것이다.

 

6무는 그런 깨달음과 노력의 시작이다.

6무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총체적이며 종합적인 콤비네이션 솔루션(해결도구)인 것이다.

6무는 새로운 문화나 새로운 환경을 통해 진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6무를 있게 하는 철학이나 노선이 바뀌는 것은 결코 아니다.

6무를 표방하는 자연순환유기농업의 철학과 노선만큼은 확고하고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순환유기농업이 가고자 하는 '노선'이 무엇인지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자연의 메커니즘균형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연은 스스로 완벽하고 완전하게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능력이 있다.(자생력)

그리고 자연은 고맙게도 그 균형의 유지 상태를 어느 정도 폭넓게 용인한다.

 

그래서 인간이 나름의 지능을 발휘해 자연질서를 바꾸어도

자연은 정도가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인간의 고유한 창조범위를 허용해 준다.

 

자연순환유기농업은 바로 이러한 자연의 메커니즘과 균형기능을 인식하고,

인간의 농업행위가 자연의 순환작용과 균형능력을 깨지 않고 최대한 맞춰질 수 있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자연 스스로가 잘 할 일을 인간이 (욕심에)개입하여 대신하려 했을 때는,

인간에게 엄청난 손해와 피곤과 재앙이 뒤따른다.

각종 장비와 자재와 끊임없는 기술(트릭)과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자연이 할 일을 자연에게 맡기거나

불가피하게 자연에 개입한 경우 최대한 메커니즘과 균형을 맞춰가려는 농사는

그렇게 어렵거나 고달프지 않을것이다.

 

이런 노선의 핵심은,

자연에(순리에) 거스르지 않는 것이다.

자연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자연이 할 일을 대신 짊어지려 하지 않는 것이고,

농부가 할 일은 자생력과 균형을 최대한 지원하는 일이다.

 

자연은 이미 인간에게 많은 것을 주고 있고, 충분하게 주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삿된 욕심과 인간들간의 불신때문에

완벽한 환경과 완벽한 시스템을 애써 망가뜨리고,

누군가는 불편하고 부족할 수 밖에 없는 불합리한 구조를 만들어 놓고,

그런 구조 속에서 또 마법을 부려서 배부르고 편해지려 노력하고 있는 꼴이다.

농업도 이런 넌센스에서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동안 거의 모든 농법/농업은 비정상적인 규모와 생산량 증대를 당연시 생각해 왔다.

비정상적인 규모와 생산량을 지키려다보니 현재와 같은 악순화적 폐해를 겪고 있는 것이다.

  

자연순환유기농업은 자연이 허용하는 정직한 범위내에서,

정상적인 규모와 생산량을 지켜야 한다고 본다.

 

그럼 이 사회가 요구하는 부족분은 어떻게 채워야 할까?

 

농업은 이제 더 이상 식량만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폭 좁은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산업화된 삶 속에서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다시 되찾게 하는 여러 가치들을

함께 생산해내는 (6차 강소농 같은)문화적,교육적,예술적 통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안전한 먹거리는 물론, 유기물로 멀칭이 된 아름다운 정원식 틀밭과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 숨쉬는 생태 텃밭은,

각종 농약과 화화비료로 생명이 죽어있는 농지와는 다르게 무수한 잠재적 활용 가치를 가지고 있다.

 

콘크리트로 뒤범벅된 도시화 된 삶 속에서 아이들에게 생태적인 삶과 각종 체험과 같은 교육적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고,

자연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자 새로운 힐링문화채널이 되어 줄 수도 있다.

특히 도시나 도시 근교에서 철학과 내용이 있는 농가라면 이런 효과가 더욱 클 것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지금 사회는 물론이고 농업은 비정상적인 구조속에서 나름의 해답을 찾으려 노력해 왔지만,

그 비정상적인 구조때문에 해답은 찾을 수 없고, 이것은 농업이라는 한 분야의 문제만도 아니었다.

엄밀히 말하면 돈만 벌면 된다는 상업논리와 그런 시스템 전체의 문제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자연순환유기농업은 불합리한 구조속에서 없는 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순환유기농업의 철학과 노선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구조를 동시에 만들어가야 한다. 

 

안전한 먹거리,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고,

나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협력하는 공동체와 경제영역을 만들면서,

자연순환유기농업의 철학과 내용을 실생활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가 외침 뿐만이 아니라, 농가에서 아름다운 농장에서,

혹은 자연순환유기농업 농가들의 연합과 거래처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이유로 난 자연순환유기농업이 농업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시스템까지도

총체적으로 바꿀수 있는 (새 술은)새 부대라고 생각한다.

 

쓰다 보니 두서가 없이 너무 멀리 와버린것 같다.

 

어찌됐든 이런 내 생각이 자연순환유기농업을 좀 더 가깝게 이해하는데 실마리가 된다면 족하겠다.

 

4대강리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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