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유기농 작물과 현장

유기농업 강좌 - 농사는 철학이다 - 기술이 아니다.

치유삶 2010. 9. 16. 12:03

회원교류 강좌 참여 후기

Ofica

 

9월 초 Ofica (Organic Farm in City Association 도시농업운동본부)와 불로그 회원님들이 참여한 서천과 지리산 유기농업 교류 강좌에 참여하신 아빠짱님이라는 닉네임을 가지신 선생님이 교류을 마친 후에 참여을 못하신 회원님들 위하여 Ofica 알림방에 올리신 유기농업강좌 교류 후기 내용입니다.

아빠짱님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시다 결혼 후 부산에서 거주하다 아내와 두명의 자녀와 함께 귀농하여 유기농업을 지향 하시는 분입니다.

 

강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을 하신 올리신 후기을 블로그님도 같이 공유을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필자가 교류강좌 시에 강의 내용으로 보시면 됩니다.

 

 귀농하여 흙집과 유정란생산을 하는 지리산 회원교류 강좌 모습...

하상모선생님의 흙집짓기 교류가 Ofica 카페에 공지 되어 있습니다. 흙집에 관심이 있으신분들 참여하세요...

 

**** Ofica 카페 아빠짱님의 교류강좌 참여후 후기 내용입니다. ****

 

 

정신이 망가진 건 몸이 망가져서이고, 몸이 망가진 건 먹거리가 망가져서이고, 먹거리가 망가진 건 땅이 망가져서이다.

 

김윤수 선생님과의 2박 3일간의 일정 중에 가장 감명깊은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기의 카페명은 "벌거벗은공화국"이었고 이제는 "도시농업운동본부"입니다. (사진이 없는 게 아쉽습니다. 밧데리가 다 된 디카인지 모르고 가방에 챙겨넣었습니다. 사진은 카페에 올라올 듯합니다. 다른 분이 많이 찍었으니.)

 

선생님을 뵙고 나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말뿐인 유기농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걸 따르는 사람이었고 많은 사람이 유기농업의 본의를 잃은 유기농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은 안전성을 보장합니다. 많은 사람이 갔다는 건 이미 안전성을 증명했다는 반증이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관행농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가 불안한 길을 가겠습니까. 돈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가능합니다. 적은 수입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이면 가능합니다. 돈 욕심이 많고, 돈과 타협의 여지가 있는 사람은 그 길을 가지 못합니다. 그 사람은 가치관보다 돈이 더 소중하기 때문입니다.(돈이란 게 개인의 안위를 위해 필요한 것만은 아니므로 걸러 듣기 바랍니다.)

 

바닥에 떨어진 방울토마토가 6개월 동안 형태를 유지하고, 수박이 상온에서 3개월 동안 보관되고, 가지가 1년 동안 썩지 않고, 가을에 파종한 양배추가 겨울을 나고 봄에 꽃대를 피우고 여름을 지나 이듬해 가을에 수확되고, 고추는 한 손으로 가지를 잡고 꺽거나 가위로 잘라야 됩니다. 한 손으로 따지 못합니다.

 

벌레는 벌레끼리, 균은 균끼리 치고박고 싸우게 놔둬라. 사람이 관여하지 마라. 사람은 벌레와 균이 살아갈 수 있는 최상의 환경만 조성해줘라. 발효퇴비 쓰지 마라. 발열퇴비를 멀칭하듯이 뿌려주면, 그것이 벌레와 균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발열퇴비 아니라도 된다. 뭐라도 덮어라. 비닐은 안 된다.

 

죽이지 마라. 그것이 천연농약이든 화학농약이든. 죽임으로 순환이 안 된다. 천적은 온데간데 없고 유해충균이 살아남는다. 역사적으로 봐도 유해충균이 생명력이 더 강하다. 죽이지 않으면 순환이 일어난다. 먹이사슬이 유지되어 충의 사체가 생겨나고 그건 균의 분해로 인해 식물의 먹이가 된다.(균은 미생물의 다른 이름입니다.) 

 

아직까지 생태환경을 조성하기에 무리가 따르는 밭이라면 발열퇴비나 웃거름 뿌려라. 밑거름은 안 된다.

 

 

김윤수 선생님은 자연양계에도 일가견이 있는 분입니다.(아는 분들은 다 아시죠.) 선생님의 닭키우기 중심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닭의 입장에서 봐라.(이건 제가 이틀간 자연양계사를 견학하며 선생님의 지도를 같이 들으며 느낄 수 있었던 부분입니다.) 우리는 새집에 들어가며 도배, 장판의 소재를 고민하고, 씽크대, 냉장고, 티브이, 장롱 등의 위치를 고민하고, 비바람이 불면 비가 들이치지 않을까 구조를 살피고, 어디 허술한 데는 없나 살핍니다. 그러나 사람은 닭이라고, 그런 고민에 소홀합니다. 어떻게 하면 저놈들이 돈을 안겨줄까 먼저 생각합니다. 선생님은 닭의 입장에서 생각했습니다. 이것 봐, 먹이통을 벌려주면 닭들이 다니기 더 낫지 않을까, 산란통 입구에 턱이 있으면 닭이 올라가기 힘들지 않을까, 닭은 사람처럼 영리하지 않은데 먹이통 손잡이가 이렇게 높으면 닭이 먹이통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그러면 다른 닭들이 그 닭 때문에 먹이를 잘 먹지 못하지 않을까, 물통이 이렇게 높으면 닭이 물을 먹기 불편하지 않을까…… 

 

누구나 고민했다면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을 선생님은 지적하셨습니다. 물론 몰라서 실수한 부분도 지적해주셨습니다.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란의 품질은 어떤 먹이를 주느냐로 끝나지 않는다. 저런 세세한 부분들이 하나하나 합쳐져 탄생한다. 절대 어떤 한두 가지로 되지 않는다.

 

선생님 댁에 방문하신 분들은 알 겁니다. 선생님의 닭은 백숙을 해서 접시에 올려놓아도 그 냄비와 접시에 묻은 닭기름이 찬물로만 다 씻깁니다. 세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말입니다. 그런 닭을 본 소비자가 그런 닭이 낳은 계란을 사먹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선생님의 계란은 젓가락으로 노란자를 집어 올렸을 때 흰자까지 다 따라 올라옵니다. 일반 양계에서 그런 계란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일정이 끝나고 선생님을 목포까지 데려다 주는 길에 하신 한 마디가 떠오릅니다. 이젠 지친다. 아무리 얘기하고 보여주어도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다는 걸로 전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지치는 걸로. 

 

죽이는 농사에서 벗어나 살리는 농사, 닭의 입장에서 바라본 양계와 계사짓기. 생각하고 고민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ps>제 블로그에 쓴 글을 옮겨왔습니다. 후기이자 일종의 감상문이죠.^^ 그건 그렇게 회원님들간의 정기적인 만남 기대하겠습니다.^^

 

벌거벗은공화국

도시농업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