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우리나라 지도에 있는 우리 땅이건만, 제주도를 찾아가는 일은 외국을 나가는 설렘을 갖게 한다. 제주도를 이야기 할 때 한라산을 빼놓을 수
없다. 한라산이 아름다운 까닭은 산자락을 따라 섬에 널리 퍼져있는 오름이 있기 때문이다. 열여섯 소녀의 젖가슴처럼 봉긋이 부풀어 오른
오름은 제주도를 찾은 뭍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제주시에서
서부산업도로를 타고 서귀포로 가는 길은 짧은 시간에 제주를 볼 수 있는 코스다. 도로 왼쪽으로는 끝없이 한라산이 펼쳐있다. 도로 오른쪽은
제주바다가 넘실거린다. 왼쪽엔 작은오름, 큰오름, 발이오름, 다래오름, 괴오름이 한라산자락을 타고 내려와 있고, 오른쪽으론 극락오름,
새별오름, 누운오름, 정물오름이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포근하게 앉아있다.
서부 산업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새별오름 가기 전에 애월읍 어음리로 가는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가면 '벌거벗은 공화국'을 만날 수 있다.
공화국 안에서는 모든
게 순환을 한다. 닭장에서 나온 거름이 밭으로 가고, 밭에서 나온 채소는 닭을 키운다.
일년 내내 이곳을
찾는 사람이 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자그마한 비닐하우스가 있다. 공화국에서는 무경운, 무비료, 무농약. 3無의 자연농업의 정신으로 밭을
가꾼다.
닭장에는 냄새가 하나
없다. 자연의 것을 먹고 사는 닭들의 움직임은 힘이 있다.
공화국의 머슴,
김윤수 씨는 공화국을 세우기까지 13년간 전국을 누볐다. 보따리 장수도 하고, 택시기사도 하며, 참다운 농사를 찾으려 헤맸던
시간들. 자연농업을 만난 뒤 찾을 수 있었다.
공화국에서 나오는
하수는 정화조를 거쳐, 수생생물로 다시 정화된다. 정화조를 거친 물은 갈대, 창포, 물옥잠을 거쳐 미나리를 키운다. 그 통로 밑에는 질산과
인이 풍부한 제주의 자갈이 깔려있다. 맨 뒤에는 미나리가 자란다. 그 물은 다시 연못으로 간다. 똥물이 자연의 힘으로 깨끗해져 미나리를
키우고, 연못의 잉어를 키운다. 공화국의 자연 정화는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교육장이 된다.
자재 창고에는
제주도에서 나오는 식물로 효소와 녹즙을 만들어 창고를 가득채우고 있다. 공화국의 농사는 돈 들 일이 없다. 1300평 공화국의 땅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머슴이 순환 할 수 있도록 도와 주기만 하면 된다.
자연농업의 땅
만들기에만 온 힘을 기울이면 초스피드로 수확이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김윤수 씨. 생각을 자유롭게 하면, 적은 돈으로 귀농해서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자신한다. 벌거벗은 공화국은 그 理想의 실험장이자, 가능성을 보여주는 곳이다.
공화국을 찾은
사람들은 밭에 나가 자신이 먹고 싶은 채소를 따서 밥상에 앉으면 된다. 공화국 텃밭에는 고구마, 감자, 야콘, 브로커리, 무, 배추,
유채, 컴푸리와 같은 2-30가지의 채소가 연중 돌아가며 자라난다.
공화국의 집도
재활용의 모범이다. 새로 산 자재는 1/3도 안된다. 과수원과 건설 현장에서 나온 폐목과 폐자재가 공화국의 아늑한 집을
지었다.
공화국은 김윤수 씨의
것이 아니다. 자신은 머슴이고, 모든 것을 벌거벗고(?) 문을 열어 둔다. WWOOF(우프)는 '유기농 농장에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영어 줄임말이다. 일하면서 숙식을 해결하고, 그 지역을 여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특히 외군인들의 관심이 높다. 제주도에는 5개의
우프 농가가 있다. 김윤수 씨는 방을 비워놓고, 사람을 기다린다. 또한 제주 '귀농인의 집'을 만들어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공화국에서
무료로 숙식을 하며, 농가 방문 및 귀농 준비를 위한 상담을 한다. 단, 일주일 간만 무료이고, 이후에는 하루에 만원씩을 받는다.
올해만도 공화국을
찾은 사람이 2천명이 된다. 유치원의 체험 학습장에서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의 쉼터의 역할도 한다. 김윤수 씨는 찾아오는 사람과 밥을
먹으며 건강한 먹을거리를 올바로 먹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텃밭에서는 흙을 이야기한다. 사는 모습이 그대로 '산 교육장'이 된다.
전국에서 찾아 온
사람들은 이곳을 잊지 못한다. 공화국에 발을 딛는 순간 자연이 되는 곳이다. 도시의 유치원생들도 여기에 오면 김치를 맛있게 먹는다.
자연이 엄마의 잔소리를 대신해 준 거다.
공화국의 밥상은
공화국에서 나온 채소와 닭으로 차려진다. 닭고기는 된장에 찍어 먹는다. 된장에는 스무가지의 자연 재료를 첨가하여, 쌈을 먹어도, 고기를
먹어도 질리지 않게 한다.
마침 미국 보스턴에서
Eli Gerzon(21살)은 자신을 'WWOOF WORKER'라고 소개한다. 언어학을 전공한 그는 세계를 돌며 일도 하고, 각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배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벌거벗은 공화국은 북제주군 애월읍 어음 2리에 있다. 산야초, 냑초,
한방영양제, 천혜녹즙, 유산균, 토착 미생물을 먹고 자란 닭과 유정란이 있다. 무경운, 무비료, 무농약으로 가꾸는 자연 농장이 있고, 흙이 차려
준 '참 밥상'을 만날 수 있다. 생태체험학교와 귀농인의 집을 운영하고, 우프를 체험할 수 있다. 연락처는
011-698-1005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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