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톱밥
10여 일 만에 아내가 삶아준 감자와 달걀 몇 개을 점심으로 챙기고 버스를 갈아타고 최근 관찰을 못 한 지역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0여 년 넘게 관찰을 해오던 일부 지역이 도시 주거지역 개발에 따라
소나무와 삼나무들이 베어지고 파헤쳐져 이제는 지난 오랜 세월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개발 지역에서 나온 나무뿌리 산들입니다.
거대한 나무뿌리를 먹어 치우는 기계입니다.
둥근 원통 모양의 위쪽으로 큰 나무뿌리를 굴착기로 집어넣으면 작은 톱밥으로 분쇄되어 나옵니다.
겨울은 더 추워지고, 여름은 더 더워지고, 비는 폭우로 내리고, 태풍은 더 강해집니다.
사람들은 날마다 산으로 오르고, 산마다 집과 도로들이 만들어지고, 나무가 자라던 곳에는 사람들이 살고, 잡초 하나, 나무 하나를 없애는 데에만 질주합니다.
고릴라 기계가 먹어치운 후에 분쇄되어 나온 거친 톱밥입니다.
고릴라와 같은 기계가 먹어 치우고 배설시킨 톱밥이 6개 정도 무덤이 쌓여 있었습니다.
자연과 사람들이 몇 만 년, 몇 천 년이상 공생을 하던 삶들이 무서우리만큼 빨리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되돌아 보면 아스콘 도로와 시멘트포장 도로들이 만들어 지면서 변화가 단 40여 년만의 어린 시절의 삶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조금만 늦춰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조금씩만 내려놓고 살면 어떨까 싶습니다.
빠르게 달려가는 속도를 조금만 줄이면 어떨까 싶습니다.
지난 1여 년간 사람과 멀어지는 삶을 찾으며 살아 보았습니다.
돈을 벌기 위하기보다 쓰지 않으려는 방법만을 생각하며 살아 보았습니다.
120살까지 살아 보겠다는 생각에서 10년만 살겠다는 생각으로 살아 보았습니다.
결과는
지난 1년 길지 않은 삶이었지만 행복인지는 모르지만 아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밤마다 너무나 편한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지난 1여 년간 옆에 있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미안함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난 1여 년간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길다 할 수 있지만 짦게 남은 시간에 좋은 일을 하다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8년 10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때가 오면 후회 없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10여 년 넘게 지켜본 이곳의 변화를 생각하고.
40여 년 전 어릴 적 살던 모습을 생각하면서
120살까지 산다면 남은 인생 70년 동안 이보다 더 무너지는 현장들을 보며 슬퍼하는 것보다는
50여 년 후에 이곳의 현장을 아이들에게 옛날은 이랬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 옛날을 그리워하기 보다는 낫지 않을 까 싶습니다.
내일부터 태풍이 시작되어
올해는 몇 개의 태풍이 재해와 사람들이 만든 인재로 발생한 피해들을 누구을 탓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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