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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연과 가장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는 농업 (조영상/오마이)

치유삶 2007. 9. 21. 20:13
한국농업 2020년을 준비한다
자연과 가장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는 농업
텍스트만보기    조영상(jearthlove) 기자   
농업 하면 100년 계획도 모자란다. 인류의 식량을 제공하는 업으로서 이것만큼 중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각종 전문기관에서 제시하는 지구환경동향을 살펴보면 앞으로 20년 후까지 농사가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의구심 갖게 될 정도이다.

지난 4월 6일 유엔의 ‘지구온난화 영향’ IPCC 기후변화 보고서는 충격적인 지구환경의 실상을 보고 했다. 앞으로 30년 내 추가적으로 지구평균기온이 1.5~2도 상승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능성도 예측했는데 1~2도의 작은 폭의 기온 상승에도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해 기아 위험이 증가하게 되며, 전지구적으로 물 부족은 극단적으로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이 발표가 있기 전, 실상은 이미 들어나 있었다. 전세계 내륙을 잇는 가장 긴 강들 177개중 상류의 물이 하류까지 전달되는 강은 21개에 불과하고 세계식량생산 대국인 미국과 중국, 인도 모든 지역에서 지하수의 고갈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연평균 1~3m정도의 지하수위 하락이 예측될 정도이다.

중국 5년사이 7000만톤 식량생산 감소

월드워치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1999년에서 2003년까지 5년 사이에 생산량이 총 곡물생산량이 무려 7000만 톤 감소했는데 이는 캐나다, 호주, 아르헨티나의 곡물 총 수출량과 맘먹는 양이다. 중국은 온난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지하수의 고갈, 사막의 확장, 산업화의 촉진으로 이 감소곡선을 극복하기 어려워 매년 1억 톤 이상의 식량을 수입하는 세계 제일의 수입대국으로 바뀔 전망이다.

빙하의 녹는 속도가 80년대에 비해 8배 빨라졌으며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도시는 물론 해안과 접한 경작지는 수 십 년 사이 바닷물에 잠기게 될 것이다. 이는 인구의 증가와 맞물려 지구적 식량재앙을 더욱 촉발시킬 것이며 각 나라들의 정치불안을 가속화 할 것 이다.

농업의 동력원인 에너지는 어떤가? 지금 이 시대는 지구환경의 위기와 석유에너지 고갈위기라는 동반위기 가운데 있다. 전문가들은 2015년쯤이면 석유가 배럴당 3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고 거대유전의 생산량이 매년 6~16%씩 줄어 다음해부터 세계석유 총 생산량이 줄어 들것이라는 예측도 최근 나오고 있다. 배럴당 300달러, 지난 4년간 원유가격이 약 3배 상승했다는 것을 미루어 본다면 대단하게 무리한 수치는 아닌 것 같다.

농민이 온난화 극복을 위한 농업의 주체가 되어야

간략하게 늘어놓은 위 사실로 미루어볼 때 우리의 농업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수입개방으로 인해 받은 농촌의 피해상황에 겹쳐 지구적 환경위기가 지금 한국 농업, 세계의 농업을 나락으로 몰아가고 있다.

농업은 그 어느 산업분야보다 자연환경에 밀접히 연동되어 있다. 자연이 받쳐주지 않으면 농업은 바로 당 해에 직격탄을 맞는다. 온난화로 수자원의 고갈이 심화되면 농업은 없다. 이렇게 직접적인 관련 속에 존재하는 농업임에도 농업은 항상 타자에 속한 듯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 다른 곳에서 나와야, 만들어줘야 될 것처럼 심각한 현 상황을 방기하는 것이다. 자발적 반대는 익숙해져 있음에도 자발적 극복과 개선에는 무감각한 현 상황이 안타깝다.

농업의 기계화 화학화로 농업도 지구온난화에 15%정도 기여를 했다는 연구결과를 통해볼 때 농업은 절대 지구온난화와 그의 대책에서 타자일 수 없다. 농업은 환경과 직접적으로 연동되어 있는 것이기에 농민은 누구보다 먼저 문제의 심각성을 깊게 체화하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마땅하다. 적어도 2020년의 미래라도 그려낼 수 있는 농업을 말이다.

지금의 친환경농업으론 어렵다

이런 주장에 ‘그럼, 친환경농업이면 되지 않겠는가’ 라고 간단히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일반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에너지 과다 의존적, 고비용 중심의 친환경농업은 지구온난화 저지에 도움도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제 경쟁력을 확보에도 실패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새로운 지구적 환경과 국제적 경쟁의 관점에서 새롭게 친환경농업을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너지의 과소비가 지구온난화를 불러왔기에 이제 지구적 개념의 친환경농업은 에너지의 소비 정도에 따라 철저히 재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근간으로 고품질과 다수확 고효율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미래의 희망은 미래의 가늠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누군가는 도전적으로 가늠자를 만들어 내야 한다. 한국농업의 미래예측 관한 자료를 좀처럼 볼 수 없어서 개인적으로 부족하지만 앞으로 수 십 년 사이에 일어날 한국농업의 상황, 그 가늠자를 만들어 본다. 미래설정이 있어야 지금의 설정도 가능하기에 무리수를 감행하는 것에 깊은 이해를 바란다.

2020년, 농업환경 예측과 예상되는 결과들

ㅇ원유가격이 배럴당 300달러를 넘어섬
석유에너지에 의존하는 시설농업은 채산성 악화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리 기계경작을 통한 영농경영방식도 변화가 불가피 할 것이다. 또한 농가 차량운영비 급증으로 이동성 급격 하락하고 농산물의 저장비용과 택비비용이 농산물 원가를 초월하는 현상이 일반화 될 것이다. 또한 동절기 난방용으로 나무가 상용되어 벌목감시가 강화될 것이다.

ㅇ국내 농산물 국제시장에서 경쟁력 상실
현재와 같은 고비용 자재중심의 생산시스템, 에너지 의존적 친환경농업 기술이 그대로 존속된다면 친환경농산물의 국제 경쟁력은 상실될 것이며 외국의 친환경농산물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현재 가공식품의 경우 외국 친환경농산물의 국내점유가 이미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 한국의 친환경농업은 상업적 자본가와 넉넉히 나눠먹을 만큼 충분한 파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업적 자재업자들이 견인하는 친환경농업 육성에는 미래가 없다고 본다.

ㅇ 국제 곡물가 3배 상승으로 곡물생산이 농업에 중심이 됨
지구온난화로 인한 식량생산성의 하락, 식량주산지의 이상 집중고온 현상으로 국제 식량사정 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수 년 내 식량 보호무역이 강화될 것이며 곡물가격은 석유가격 상승과 궤를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 자급율 25%미만의 한국은 추가적인 식량수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근간으로 식량농업이 다시 농업과 농가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2020년, 친환경농업인이 접근해야 할 농업 과제들

ㅇ 자가채종으로 저항성 종자의 안정적인 공급토대 마련
ㅇ 자가 저온육모로 에너지 소모와 설비비용 완화
ㅇ 안정적 생산과 다수확이 가능한 무경운 기술확립
ㅇ 유채, 보리, 호밀 등을 활용한 초생재배 기술확립
ㅇ 콩과 식물 혼파를 통한 과수 질소질 비료원 자급 기술확립
ㅇ 물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설비 상용화와 빗물 이용시스템 구축
ㅇ 이상 고온기 신속대응 기술정착
ㅇ 냉해 신속대응 기술정착
ㅇ 장기 우기 신속대응 기술정착
ㅇ 주정,식초,설탕 등의 수입자재 없이 만드는 자재제조기술의 농가화
ㅇ 주변에 흔한 산야초를 이용한 천연농약 제조 활용 기술의 농가화
ㅇ 열대적응 재배작목으로의 선전환,기술 선적응 노력

위의 농업과제들을 통하여 친환경농업은 최소비용으로 자립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될 것이며 농업의 탈석유화, 탈에너지화를 더욱 촉발할 것이다. 또한 한국 농업이 세계적 가능성을 발휘할 강력한 토대가 될 것이다.

극적인 상황에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극적 상황이 극적 반전의 힘을 추동하는 에너지원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인식의 부재, 극복의 비전과 노력이 없으면, 언제나 타자로만 머물러 있었던 농심으로만 남아있다면 반전은 있을 수 없다.

2007년 4월 지금, 지구온난화 폭풍에 앞서 극적인 반전을 꽤야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이젠 끝이다. 남은 시간의 끝을 기다리며 세월을 가는 거다. 그러나 그 세월도 지금 내 생을 다 채우기에는 너무 짧다.

지구환경의 위기, 농업의 위기는 현실이다. 지혜로운 결단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이 기사는 자연을닮은사람들(www.naturei.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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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오두막 마을
글쓴이 : 나무지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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